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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고령의 문화유산 (4) - 봉평리 암각화

고령군민신문 기자 입력 2018.04.10 14:28 수정 2018.04.10 02:28

봉평리 암각화(4회) 대가야의 숨결이 살아있는 고령의 문화유산이 지역 곳곳에 분포돼 있다. 선사시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유적 144개소와 중요 유물 9건 등에 대한 안내를 담은 ‘고령의 문화유산’이 지난해 발간됐다. 이에 고령군민신문은 ‘고령의 문화유산’에 수록된 암각화와 지산리 당간지주 등 보물로 지정된 국가지정문화재를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봉평리 암각화는 고령군 향토문화유산 유형유산 제1호로 운수면 봉평리에서 대평리로 향하는 중간 지점에 있는 순평마을 동편에 형성된 해발 220m 야산의 서쪽 능선 사면의 산록에 위치하고 있다. 암각화가 새겨진 전체 바위면은 450x210cm 정도로 최하단부는 북쪽이 높고 남쪽이 낮은 비스듬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앞쪽 바닥에도 일부 암반이 노출되어 있다. 현재 암각화는 바위면 하부의 280x90cm 정도 되는 범위에서만 확인되는데, 원래는 바위 전면에 새겨져 있었지만 상부는 풍화작용으로 박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암각은 바닥면에서 160cm 정도위에 있는 바위면 중앙 상단부에 지름 10cm, 깊이 4cm 정도의 바위구멍이 한 개 파여 있다. 그 아래인 바닥으로부터 90cm 정도 되는 바위면에는 대략 열다섯 개 정도의 그림이 새겨져 있다. 제작방식은 폭 1cm 내외, 깊이 2~3cm의 규모로 바위면을 쪼개 홈을 낸 다음 여러 차례 문질러 음각선으로 형태를 표현했다. 바위면 오른쪽에는 마재석검형(磨製石劍形) 암각이 3개 정도 확인되는데, 모두 돌칼이 아래로 향한 모양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중 1점은 검신과 손잡이의 형태가 세형동검(歲刑銅劍)과 유사하다. 그리고 왼쪽에는 톱니 모양의 기하문이 새겨져 있으며, 그 위쪽에는 말굽형으로 보이는 암각이 새겨져 있다. 바위면의 왼쪽에는 비파형동모(琵琶形銅鉾)의 암각이 아래로 향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역시 아래를 향하고 있는 무경식석촉(無頸式石鏃)도 새겨져 있다. 그 외 가운데의 성혈을 중심으로 한 겹의 원을 둘러놓은 원형암각이 4~5점 정도가 확인된다. 그와 함께 바위면 전체에서 사선으로 그어놓은 선각과 20여개 내외의 쪼은 흔적이 곳곳에 있다. 한편 이곳에서는 남쪽으로 10cm 정도 떨어진 산록의 수직 바위면 하단에는 세로로 길쭉한 홈을 파놓은 여성 성기형의 암각이 확인된다. 봉평리 암각화의 발견은 암각화의 제작시기와 관련한 실마리를 확보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암각화 앞면의 퇴적층에서는 석기박편 포함층이 확인된 바 있고, 전면에 펼쳐진 봉평들에는 다수의 지석묘와 대규모 석기제작창 등이 분포하고 있다. 더불어 그림의 중요 모티브가 석검, 비파형동모, 세형동검 등으로 청동기시대 유물이 중심을 이룬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보면 이 암각화는 봉평들 일대에 청동기시대 대규모 석기제작창을 운영했던 집단이 석기 제작과 관련한 제의를 행하면서 조성한 유적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정리. 이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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